새로운 아이디어가 전부는 아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수록, 해결하려는 문제에 두 발을 단단히 디뎌야 합니다. 어떤 혁신이든 그 중심에는 커다란 난관이 버티고 있습니다. 바로 ‘새로움’입니다.
새로움은 가장 큰 우위이자 동시에 가장 큰 약점입니다. 사업의 존재 이유이자 이야깃거리이며, 언론이 주목하는 소재이고, 애초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얼리어답터만으로는 사업이 성장할 수 없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새로움’은 종종 불편함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세상에 등장할 때, 브랜드는 신규 사업이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어울리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시켜야 합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에어비앤비' 역시 초창기에는 창업자들이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전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이 글은 에어비앤비의 리브랜딩이 로고나 슬로건을 바꾼 이야기가 아니라, ‘어디에 속해 있는가’라는 질문을 브랜드의 중심에 다시 놓은 과정에 관한 것임을 밝히는 글입니다.

낯선 공간에서 시작된 새로운 질문
에어비앤비(Airbnb)는 숙소 예약 플랫폼으로 출발했지만, 사실 이 브랜드의 핵심은 ‘숙박’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의 관계에 있었습니다. 호텔이 제공하지 못했던 경험, 낯선 도시에서 현지인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욕망.
에어비앤비는 이 틈에서 “우리는 어디에 머무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브랜드였습니다.
창업 스토리: 아이디어는 ‘필요’에서 나왔다
에어비앤비의 시작은 거창한 사업 계획이 아니었습니다. 창업자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집세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집 안의 남는 공간을 여행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당시 이 아이디어는 ‘임시방편’에 가까웠고, 숙박 산업의 관점에서는 매우 비주류적인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실험은 중요한 전환점을 만듭니다.
숙소를 제공하는 사람과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이 단순한 거래 관계를 넘어 서로의 삶을 잠시 공유하는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기 때문입니다.
에어비앤비의 창업 스토리가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이 브랜드가 처음부터 ‘플랫폼을 만들겠다’기보다 사람의 필요와 상황을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성장과 함께 드러난 브랜드의 한계
빠른 성장과 함께 에어비앤비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합니다.
- 숙소 품질과 안전성 이슈
- 도시별 규제 문제
- 브랜드에 대한 신뢰 저하
-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에 대한 혼란
에어비앤비는 더 이상 ‘새로운 숙소 플랫폼’만으로 설명될 수 없었고, 브랜드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명확히 말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합니다. 이 지점에서 에어비앤비는 단순한 UI 개선이나 마케팅 캠페인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작업을 선택합니다.
브랜드를 재단장하며 새롭게 태어난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 리브랜딩의 핵심: Belong Anywhere
에어비앤비가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반복해서 등장한 단어는 바로 ‘소속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여행에서 원한 것은 단순히 저렴한 숙박이 아니라, 여행 중에도 관광객이나 이방인처럼 느끼고 싶지 않다는 아주 인간적인 욕구였습니다.
사람들은 여행지를 깊이 있게 경험하고 싶어하고,
여행하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한다.
그게 바로 에어비앤비가 제공하는 가치이다.
2014년, 에어비앤비는 브랜드를 재단장하며 처음부터 핵심 가치였던 ‘소속감’의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브랜드 전반에 담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개발된 로고에는 ‘벨로(Belo)’라는 애칭의 심벌이 담겼습니다. 이 심벌은 사람, 장소, 사랑, 그리고 에어비앤비가 하나로 모이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Belo라는 이름의 심볼은 ‘Airbnb’의 이니셜 ‘A’와 사람(people), 장소(place), 사랑(Love)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형태적으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비행기 날개의 의미도 함께 표현하고 있습니다.

리브랜딩 과정에서 컬러 역시 변화했습니다. 기존의 파란색 대신, 더 따뜻하고 열정적인 핑크빛이 감도는 빨강 계열로 컬러를 조정했습니다. 초창기 로고를 다시 보면, 당시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는 인상도 듭니다.

에어비앤비는 이 리브랜딩 과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과하다 싶을 만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브랜드 개편의 논리와 과정을 설명하는 영상까지 공개했고, 새로운 심벌에 이름을 붙이며 의미를 공유했습니다.
브랜드 슬로건도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기존의 “인간답게 여행하는 거야(Travel like a human)”에서“어디에서나 우리 집처럼(Belong Anywhere)”이라는 메시지로 방향을 명확히 했습니다.
국내에 잘 알려진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문구는 미국 캠페인을 한국 시장에 맞게 로컬라이즈한 슬로건입니다. 에어비앤비가 말하고자 한 핵심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여행은 머무는 장소가 아니라, 어디에 속해 있느냐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리브랜딩 과정에서 또 하나 주목할 요소는 전용 서체 ‘시리얼(Cereal)’입니다.
2018년, 달튼 마그와 협업해 개발된 이 서체는 전 세계 다양한 언어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단일 서체의 사용은 에어비앤비가 추구해 온 '결속'과 '소속감'의 이미지를 디자인 언어에서도 일관되게 강화했습니다. 사실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 자체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이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적인 욕구를 정확히 공략했기 때문입니다.

사랑받는 브랜드는 자신이 아니라 소
비자를 중심에 놓을 줄 아는 브랜드입니다.
최근의 에어비앤비(2025 Update)
2025년 현재, 에어비앤비는 다시 한 번 브랜드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을 중심에 둔 정책 강화입니다.
- 차별을 방지하기 위한 호스트 가이드라인 강화
- 소수자·여성·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호스트 지원 정책
- 여행자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기준으로 한 서비스 설계
이는 에어비앤비가 초기에 내세웠던 ‘Belong Anywhere’라는 브랜드 철학이 여전히 현재형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에어비앤비의 리브랜딩은 한 번의 디자인 변경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방향을 수정하며 일관성을 유지해온 브랜드 전략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 PR 매쉬업 인사이트
에어비앤비 리브랜딩이 주는 시사점
① 리브랜딩은 디자인 작업이 아니라 기준 재설정이다
→ 에어비앤비는 ‘무엇을 팔 것인가’보다 ‘어떤 관계를 만들 것인가’를 선택했다.
② 브랜드 메시지는 서비스 전반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 Belong Anywhere는 슬로건이 아니라 운영 원칙이었다.
③ 플랫폼 브랜드일수록 태도가 정체성이 된다
→ 신뢰, 포용, 공존은 기능이 아니라 브랜드의 기준이다.
결론.
에어비앤비의 리브랜딩은 위기를 덮기 위한 이미지 개선이 아니라, 브랜드가 다시 어떤 질문을 붙잡을 것인지를 선택한 과정이었다
.
글을 마치며
에어비앤비는 여행을 더 편하게 만든 브랜드가 아니라, 사람과 공간의 관계를 다시 정의한 브랜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사례는 리브랜딩이 필요한 모든 브랜드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지금, 누구의 어떤 경험을 책임지고 있는가?”
▸ 참고문헌
- Airbnb, Diversity & Belonging Report, 공식 브랜드 리포트
- Airbnb Newsroom, Community & Trust Policy Updates
- Harvard Business Review, Platform Trust & Belonging Economy
- IT조선, 에어비앤비, 자사 글꼴 ‘에어비엔비 시리얼’ 출시 (2018.05.21)
- 한국경제, 월가는 왜 에어비앤비(Airbnb)를 과소평가했을까 (2020.12.21)
- 에밀리 헤이워드, 『미치게 만드는 브랜드』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초소형 미니백’ 하면 떠오르는 자크뮈스 브랜드 스토리
→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디서 시작했는가’로 브랜드 구조가 완성되는 사례입니다. - 꾸안꾸 메이크업의 선구자, 글로시에(Glossier)
→ 고객 참여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을 ‘문화’로 확장한 사례입니다. - 여성의 자립을 돕는 뷰티 브랜드, 록시땅(L’OCCITANE)
→ 브랜드 가치를 메시지가 아닌 운영 구조로 설계해 신뢰를 축적한 지속가능 브랜드 사례입니다. - 도시인에게 자연의 ‘로망’을 파는 아이스박스 브랜드, YETI 예티
→ 생활용품을 도시인의 자연 로망으로 바꿔 ‘갖고 싶은 물건’이 되게 만든 브랜드 스토리입니다.
※이 글은 2022년에 발행한 에어비앤비 리브랜딩에 관한 원문을 바탕으로, 2026년 1월 기준 브랜드 확장 흐름을 반영해 내용 일부를 보완·업데이트했습니다.
본 콘텐츠는 더피알컨설팅의 브랜딩·PR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PR매쉬업(PR MASHUP)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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